본격적인 글에 앞서서 한 가지 당부 말씀 드리겠습니다. 지금부터 제가 할 이야기를 극 소수의 수의사들과 동물병원의 이야기입니다. 대부분의 수의사들은 자신들의 양심까지 속여가며 오로지 돈만을 목적으로 진료를 보지 않습니다. 다만, 몇몇 수의사들과 동물병원들이 그러한 형태를 취하고 있기에, 보호자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드리고자 적는 글임을 말씀드립니다.
당신을 동물병원이 호구 잡는 방법 3가지
안녕하세요. 오늘은 조금 무거운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가끔 진료를 보러 온 보호자들께서 과거에 겪으신 일들을 들었는데, 너무나 말도 안 되는 상황들이 있기에 말씀드립니다. 서두에 말씀드린 것처럼, 이 글로 인해 모든 동물병원 수의사들이 그런 것으로 생각하시면 안 됩니다. 제가 겪은 대부분의 수의사 분들은 강아지 혹은 고양이들의 치료를 우선으로 생각하지 돈을 우선적으로 생각하여 진료 보지 않습니다. 제가 아는 대부분의 수의사들은 자신이 맡은 아이들을 치료하기 위해 매일 공부하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럼, 보호자분들이 동물병원에 갔을 때, 언제 호구를 당하게 될까요?
1. 공포심
제가 생각하는 수의사들 중에 가장 나쁜 수의사들은 고양이가 강아지가 가지고 있는 질병은 과도하게 설명하여, 보호자로 하여금 불필요한 검사나 치료를 하게 만드는 수의사입니다. 사람과 마찬가지로 고양이가 강아지가 생명에 지장을 줄 수 있는 질병에 걸릴 수도 있고, 당장 치료하지 않으면 안 좋은 결과를 야기하는 질병을 가지고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생각하는 나쁜 수의사들인 이런 상황에서 안 좋은 쪽만 이야기한 후에 검사나 치료를 강요합니다. 우리 강아지나 고양이가 현재 상황이 좋지 않고,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라면 보호자분들은 보다 더 이성적인 판단을 하기 힘듭니다. 이때, 질병에 대해 더 많은 공포심을 심어준 다음에 불필요한 검사나 치료를 진행하여 경제적인 부분만 생각을 합니다. 간혹, 돈을 많이 쓰더라도 혹은 불필요한 검사를 하더라도 우리 강아지나 고양이가 나으면 되는 거 아니냐고 묻는 분들이 계십니다. 결과론적으론 맞습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돈을 먼저 생각하는 수의사가 우리 강아지나 고양이의 치료를 잘할 수 있을까요? 강아지가 고양이가 안 좋은 상태라면 제가 아는 수의사들은 일단 응급 처치 및 검사를 진행합니다. 나중에 청구를 할 목적이 아니라 지금 강아지나 고양이가 어떤 상태이고 어떻게 치료를 할지를 생각합니다. 그러고 나서 보호자분과 상담을 진행합니다. 물론, 응급적인 상황이 아니라면 대략적인 검사 방향이나 치료 방향에 대해 먼저 보호자분과 상의를 한 후에 진행하는 것이 맞습니다. 이럴 때라도, 절대로 불필요한 공포심을 심어주어 보호자로 하여금 불필요한 검사나 치료를 하게 만들지 않습니다.
한 가지 예시를 들겠습니다. 과거 한 고양이가 결막염으로 각막궤양이 온 적이 있습니다. 각막궤양의 경우 제대로 치료를 하지 않거나 악화가 되면 각막이 녹아서 안구를 적출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한 수의사가 그 고양이 보호자에게 이렇게 말한 후에 궤양을 치료하기 위해 응급 수술을 진행하게 됩니다. 각막 궤양이 악화되어 눈을 적출하는 경우는 있습니다. 하지만, 각막 궤양은 1차적인 질병이 아니라 2차적인 질병입니다. 즉, 각막궤양의 원인을 제대로 알고 원인을 치료해야만 각막궤양이 나을 수 있습니다. 더욱이 고양이들의 경우 각막궤양의 80%가 바이러스성 결막염으로부터 시작합니다. 따라서, 이 고양이는 각막궤양 수술을 할 게 아니라, 바이러스성 결막염 치료를 해야 했던 겁니다. 더욱이 궤양 정도가 심하지 않아서, 다른 원인으로 인한 각막궤양일지라도 수술이 먼저가 아니라 안약등으로 내과적인 치료가 먼저였습니다. 이 아이는 불필요한 수술도 하고 불필요한 입원으로 인해 스트레스와 구토/식욕부진등으로 췌장염까지 발생하게 되었습니다.
2. 인터넷 지식
요새는 인터넷에 강아지나 고양이의 질병에 관한 정보들이 넘쳐납니다. 특히, 블로그나 카페와 같이 직접 겪은 보호자분들이 자신들의 경험담이나 생각을 공유하여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정보들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습니다. 보호자분들은 우리 강아지나 고양이에게 발생한 질병은 인터넷에 검색을 하게 됩니다. 그러면, 여러 동물 병원이나 수의사들의 전문적인 지식뿐만 아니라, 같은 질병으로 치료를 받거나 완치한 보호자분들이 적은 글들도 함께 보게 됩니다. 여기서 오히려 문제가 발생하게 됩니다. 자기 고양이나 강아지가 아프다면 보호자라면 그 질병에 대해 더 알고 싶고, 치료법이나 예후등도 궁금한 것이 당연합니다. 그래서 보호자분들은 인터넷에서 알고 온 지식을 수의사와 상담 시 말을 하게 됩니다. 이때, 바람직하지 못한 수의사들은 그 정보를 토대로 보호자분께 불필요한 검사를 진행하게 만듭니다. 같은 질병이라고 하더라도 아이들마다 치료법이 다를 수 있으며, 치료 반응이 다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보호자분들은 인터넷에 공유된 정보만 가지고 아이들의 치료가 잘 되지 않거나 늦는다고 생각을 할 수 있습니다. 이때, 일부 수의사들이 보호자분들의 궁금증 혹은 불안감을 이용하여 추가적인 검사나 불필요하거나 과한 처치를 진행하도록 유도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한 가지 경험을 이야기하겠습니다. 고양이를 여러 마리 키우시는 분이 계셨습니다. 이미 하늘나라로 간 아이에 대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그 아이는 만성 신부전에 시달리고 있었습니다. 오랜 시간 신부전을 관리하였는데, 더 이상 내과적인 치료로 신장 수치가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그 보호자분께서 인터넷에서 혈액 투석에 대해 알게 되셨습니다. 혈관 투석은 투석기를 이용하여 혈관 내 노폐물을 제거하는 방법입니다. 이 방법을 진행하면 당연히 신장 수치들이 하락합니다. 하지만, 혈관 투석을 하기 위해선 큰 정맥 카테터를 장착해야 하며, 보통의 경우 마취 혹은 진정이 필요합니다. 게다가 만성 특히나, 이 고양이처럼 신장 수치가 떨어지지 않는 아이들에서는 며칠정도 시간만 벌어줄 뿐, 건강을 과거처럼 되돌리기 쉽지 않습니다. 물론, 며칠이라도 우리 고양이와 함께 있고 싶으셔서 진행할 수 있지만, 그 당시 상담했던 수의사는 마치 혈관 투석을 진행하면 다시 건강해질 수 있다는 식으로 말을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보호자분은 혈관 투석을 진행하였고, 고양이는 혈관 투석을 하기 위해 마취를 한 후 얼마 되지 않아 사망하였습니다. 과연 이 아이에게 필요한 처치가 혈관 투석이었을까요? 이 보호자분은 그 후로 자기가 혈관 투석을 하자고 해서 고양이가 사망했다며 자책을 하셨습니다.
3. 거짓 믿음
일부 수의사들은 자신의 병원에서 치료가 불가능한 질병도 금전적인 이유로 다른 병원을 추천하지 않습니다. 그러다, 상황이 악화되어 큰 병원에 가더라도 이미 골든타임을 놓쳐서 치료가 불가능한 경우가 많습니다. 마치, 자신의 병원에서 치료가 가능한 것처럼, 자신이 치료할 수 있는 것처럼 말하지만, 이는 거짓말일 확률이 높습니다. 정말 끌고 끌다가 마지막 순간에 큰 병원에 보내어 아이는 손 쓸 수도 없는 상태로 오는 경우는 종종 봤습니다. 수의사의 개인 역량 차이일 수도 있지만, 병원이 가지고 있는 장비나 의약품등의 차이도로 동물병원이 치료할 수 있는 범위가 다릅니다. 동물병원이 사람들의 병원처럼 1차, 2차, 3차 동물병원으로 체계적으로 나뉘어 있지 않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는 암묵적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1차 병원에서 2차 병원 혹은 3차 병원으로 전원이 늦어져서 사망하거나 치료하지 못하는 경우가 바로 위와 같은 경우입니다. 고작 자신의 돈 때문에 전원을 미루며, 좋지 않은 결과는 큰 병원으로 넘기는 경우가 간혹 있습니다.
과거, 담낭이 파열되어 내원한 아이가 있습니다. 담낭이 파열되었을 경우에는 수술을 하더라도 사망확률이 50% 이상이 될 정도로 예후가 좋지 않습니다. 그런데, 그 강아지는 오전에 다른 병원에 방문하였고, 그때 이미 담낭 파열 소견이 확인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병원의 수의사는 그 아이를 큰 병원으로 보내지 않고, 자신의 병원에서 수액 처치와 항생제 처치 등을 진행하며 입원시켰습니다. 그러다가, 강아지의 의식이 떨어져 가며 위급해지니, 다른 큰 병원으로 전원을 하였습니다. 그 강아지가 내원하였을 때는 저혈압/저체온과 같은 쇼크상태로 내원하였습니다. 지금 마취를 거는 것 자체가 위험하지만, 수술하지 않으면 사망하기에 보호자분과 상담 후 수술 진행하였습니다. 다행히도 그 아이는 수술 후 회복해야 지금은 잘 살고 있습니다. 결과론적으로 강아지가 잘 살고 있지만, 조금 더 일찍 수술을 할 수 있었다면, 위험성이 적은 상태에서 수술이 진행되었을 것입니다.
오늘은 보호자분들이 동물병원에서 부당하게 진료받거나 치료받는 경우에 대해 이야기하였습니다. 다시 한번 강조하여 말씀드리면, 요새는 대부분의 수의사들이 위와 같이 진료하거나 치료하지 않습니다. 정말 간혹 몇몇 수의사들만 저런 식으로 진료한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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