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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가 아파요

고양이가 혈변을 봐요~!

by 10년째수의사 2023. 6.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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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가 혈변을 보는 이유는 무엇인지, 보호자분은 어떻게 해야 되는지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저희 병원 첫째인 맹구입니다~!

고양이가 혈변을 봐요~!

 고양이가 혈변을 보는 경우는 흔하게 관찰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경우에는 일시적인 혈변이 많아서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응급적인 상황도 있고, 예후가 안 좋은 혈변도 있습니다. 혈변의 원인과 그에 따른 치료 방향 및 예후나 병원 방문 필요성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혈변의 이유

1. 소화기 문제

 가장 흔한 원인은 소화기 문제로 인한 혈변입니다. 소화기 문제로 인한 혈변은 보통 일시적일 수도 있지만, 소화기 증상이 지속되는 경우에는 계속 관찰될 수 있습니다. 소화기관 문제로 인한 혈변의 경우, 갑자기 증상이 발생하기보다는 다른 소화기 증상이 먼저 발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설사를 계속 보다가 혈변을 보는 경우가 흔합니다. 반면에 구토를 하다가 흑변이나 혈변을 보이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소화기관 문제의 경우 원발 원인이 다양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식이적 문제로 인한 위장관염이 있을 수 있으며, 스트레스로 인한 위장관염도 있을 수 있습니다. 췌장염과 면역매개성 장질환과 같이 전반적인 소화기관 전체 염증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 외에도 종양으로 인한 혈변이 보일 수 있습니다.

 소화기관 위치에 따라서 혈변의 색이 변할 수 있습니다. 위와 소장에서 발생한 출혈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색이 검게 변합니다. 육안적으로는 보통 검은 변과 흑변(소장출혈로 인한 색변화)을 구분할 수 없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과산화수소를 변에 떨어뜨려보면 알 수 있습니다. 흑변의 경우 과산화수소와 혈액이 만나 거품을 일으킵니다.  대장 내 출혈의 경우 보통의 혈액 색깔인 빨간색을 띱니다. 간혹 혈액이 굳어 혈괴로 관찰될 수도 있습니다.

 소화기관에 문제로 혈변을 보는 경우에는 대부분 설사를 봅니다. 이때, 설사 횟수가 매우 중요합니다. 간단한 소화기관의 문제라도 설사 횟수가 많다면 2차적인 탈수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대부분 원인이 심각할수록 설사를 많이 볼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하루 4번 이상 설사가 지속된다면 병원에 방문해서 진료를 받으셔야 합니다. 하루 정도 설사를 3번 정도 한다면, 간식을 중단하시고 사료만 주시면서 조금 지켜보셔도 됩니다.

 

2. 응고장애

 다음으로는 응고장애입니다. 고양이에서 응고장애는 드뭅니다. 하지만, 나타날 수 있기에 미리 알고 계시면 도움이 됩니다. 응고장애가 나타날 수 있는 원인은 크게 선천적인 질환과 후천적인 질환으로 나뉩니다.  고양이에서 선천적으로 응고장애를 가지고 태어나는 경우는 드뭅니다. 사람처럼 혈우병이 있을 수 있으며, 다른 응고 인자가 부족한 상태로 태어날 수 있습니다.

 후천적인 응고장애의 원인으로는 간부전/살서제중독/면역매개성혈소판 감소증이 있습니다. 간부전의 경우 말기까지 질병이 진행되어야 응고부전이 발생하게 됩니다. 따라서 이런 경우에는 간부전에 의한 다른 증상을 가지고 있을 확률이 높습니다. 또한, 이미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중이라면 수의사로부터 응고장애에 대한 주의사항을 들었을 가능성이 높기에, 보호자분이 아이가 혈변을 볼 수 있다는 것을 미리 인지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살서제 중독의 경우, 길냥이들에서 가끔 관찰됩니다. 살서제를 먹은 쥐를 먹은 고양이가 코피를 흘리면서 오는 경우가 간혹 있습니다. 살서제 중독의 경우 치료 반응이 나쁘진 않으나, 진단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면역매개성 혈소판 감소증입니다. 혈소판은 1차 응고에 중요한 인자입니다. 혈소판이 감소하면 1차 응고가 일어나지 않아 전신 출혈이 나타납니다. 면역매개성 혈소판 감소증에 경우 원인이 있을 수도 있지만, 많은 경우 특발성으로 나타납니다. 따라서 전조증상 없이 전신 출혈이 보일 수 있습니다.

 응고장애가 있는 경우에는 단순히 혈변뿐만 아니라 전신 출혈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코피, 혈액성 구토, 잇몸 출혈, 피하 출혈이 동반됩니다. 이렇게 전신 출혈이 있을 시에는 빨리 병원에 가서 진료 및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출혈이 지속되면 빈혈이 악화되어 사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3. 변비

 마지막으로 변비입니다. 고양이들은 변비가 흔합니다. 변비로 인한 혈변은 보통 직장이나 대장에서 발생합니다. 따라서 거의 선혈 형태로 혈액이 관찰됩니다. 평소에 변비가 있는 아이들이라면 변 상태나 변 보는 양상을 잘 확인해야 합니다. 변비로 인해 아예 변을 보지 못하기도 하지만, 소량씩 염소똥처럼 변을 볼 수도 있습니다. 이런 변은 매우 딱딱하고 수분기가 없습니다. 변비로 인해 아예 변을 보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 경우에는 식욕부진/구토/기력저하 등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장기간 변을 보지 못하면 암모니아 수치 상승으로 인해 발작 및 사망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변비가 있는 아이들은 잦은 음수와 식이섬유 급여 등 변비를 해소시킬 수 있는 치료를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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