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우리 아이가 궁금해요

우리 고양이가 떠나가려나 봐요(#무지개다리)

by 10년째수의사 2023. 8. 23.
반응형

 고양이들은 사람들에게 길들여지면서 평균 수명이 늘어났습니다. 다른 야생 동물들과 다르게 연구도 많이 되었고, 의학적인 혜택도 많이 받았습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사람보다는 훨씬 짧은 수명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늘 우리 고양이가 잘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할 수밖에 없죠. 그럼 우리 고양이들이 슬슬 떠날 준비를 할 때 어떤 특징들이 있을까요?

 

저희 러셀입니다.

 

1. 식욕저하

 우리 아이들이 떠날 준비를 할 때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식욕저하입니다. 단순히 식욕이 떨어지기도 하지만, 대부분 아무것도 먹지 않으려고 합니다. 평소에 너무나 좋아하는 간식을 줘도 아이들은 외면을 하려고 합니다. 이럴 때 억지로라도 먹이시려고 하겠지만, 이 마저 좋지 않습니다. 아이의 건강이 이 정도로 안 좋아졌다면, 삼키는 행동도 원활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러면, 외부에서 억지로 투여된 음식물이 폐로 넘어가서 오연성 폐렴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아이에게 조금이라도 먹이도 싶으시다면, 설탕물 정도는 입안에 한 숟가락 정도만 먹여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그때 아이가 잘 삼킨다면 조금 더 급여해 보세요. 

 

2. 움직임 감소

 아이들이 떠날 준비를 할 때면, 점차 움직이지 않으려고 할 겁니다. 질병이 있든 없든 간에 지금 아이들은 움직일 때 평소보다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고, 준비된 에너지도 없습니다. 따라서 이럴 때는 아이들이 조금만 움직일 수 있도록, 아이들의 생활공간을 잘 준비해 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고양이는 특성상 자신의 배변/배뇨를 숨기려고 하지만, 이럴 때는 그럴 힘도 없을 수 있습니다. 대부분 아이들이 누워있는 자세에서 그대로 배변/배뇨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이때, 패드나 수건 등을 이용하여, 아이들이 배변/배뇨를 제자리에서 하더라도 오염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또한, 아이들이 자세 변경을 오랜 시간 하지 못하면, 욕창이 발생합니다. 특히나 나이가 든 경우에는 피하 지방이 부족하여 욕창 발생 확률이 증가합니다. 따라서 아이가 움직이지 않을 시에는 최소 6시간에 한 번씩 자세를 바꿔 주는 것이 좋습니다.

 

3. 숨으려고 함

 고양이들은 야생의 습성으로 자신의 질병이나 죽음을 숨기려고 합니다. 상담을 하다 보면, 보호자분이랑 잘 놀던 아이가 갑자기 침대 밑에서 사망한 채 발견되는 경우가 가끔 있습니다. 보호자분들은 방금 전까지 큰 문제없었다고 하면서, 많이들 슬퍼합니다. 이런 경우가 바로 야생성 때문에 생기는 일입니다. 고양이들은 자신의 건강 상태를 최대한 숨기려고 합니다. 야생에서 만약 약하거나 병에 걸린 개체는 첫 번째로 먹잇감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고양이들은 마지막이 가까워지면 구석이나 사람들의 시선이 미치지 못하는 곳으로 숨으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4. 눈 맞춤

 제가 지금 말씀드릴 눈 맞춤은 저만의 착각이고, 저만의 생각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숨을 거두기 직전의 고양이들은 보면, 보호자분을 유심히 쳐다보는 아이들이 많습니다. 특히나, 안 좋은 고양이들이 이렇게 보호자분과 면회를 하고 나서 숨을 거두는 경우가 꽤 있습니다. 고양이들이 가기 전에 보호자분과 더 교류하고 더 눈에 담아놓으려고 하는 건 아닌가 생각합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