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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진료 이야기

특발성 발작(간질약에 의한 간부전) -1

by 10년째수의사 2023. 2.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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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발성 발작으로 3년가량 간질약을 먹은 아이가 있습니다. 며칠 전부터 식욕부진 및 기력 저하가 보여 병원에 왔습니다. 검사상 간부전이 확인되어 입원 치료 하기로 하였습니다. 

  *특발성 발작 : 원인 불명의 발작

 

환축 정보

나이 : 13살

성별 : 중성화한 남자아이

주병력 : 2021년 봄쯤 발작. MRI 검사까지 진행 후 특발성 발작으로 진단. 간질약을 먹어도 발작을 계속해서 약의 용량을 증량함. 올 초부터 지속적인 식욕부진/기력저하가 보임. 혈청 화학 검사상 간수치(ALT, ALP) 상승이 보임.  3일 전부터 아예 밥을 먹지 않음. 오늘 검사상 간수치가 측정불가까지 증가하여서 입원 치료 진행.

혈청 화학 검사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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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LT : 간세포 내 있는 단백질 효소. 간세포가 손상 시 혈중으로 분비되어 수치가 상승함.

* AST : AST와 마찬가지로 간세포 내 존재하는 효소, ALT보다 다른 장기에도 분포해 있음. 특히 근육에도 많은 양이 있어서, 과도한 운동 후 상승할 수 있음.

*ALP : 간과 담도계에 존재하는 효소, 간보다도 담도계 손상 시 수치가 증가함. 뼈에도 존재하고 있어서 골성장하는 어린아이들에 서는 높게 측정됨. 그 외로 신장/소장에도 존재함.

*GGT : ALP와 마찬 가지로 간과 담도계에 존재하는 효소, 담도계 손상 시 수치가 먼저 상승함.

 

 

 이 아이의 경우 만성 발작으로 인해 간질약을 장기간 처방받았고, 발작이 잘 잡히지 않아 고용량으로 간질약을 투약했습니다. 그로 인해 간이 손상되었습니다. 간의 경우 침묵의 장기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초기 손상 시에는 증상이 나타나지 않습니다.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최소 50% 이상 손상이 있을 때 나타납니다.

  이 아이도 이미 많은 간손상이 진행되었습니다. 초음파 영상에서도 일부 종양성 변화도 보이고, 전반적으로 간의 실질에 이상 소견들이 확인되었습니다. 담낭에서도 이미 염증을 넘어서 담낭점액종이라는 질병까지 진행된 것으로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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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낭점액종 : 담낭 내 담즙이 고체화되어 점액으로 바뀌는 질병.  상황에 따라 자칫하면 담낭 혹은 담관 파열이 될 수 있어서 응급 수술을 하는 경우도 있음.

담낭 초음파 영상입니다. 담낭의 크기가 커져있고(빨간 화살표), 담낭 안에는 점액질로 생각되는 물질이 확인되었습니다.(파란 화살표)
간에서 종양성 변화도 확인되었습니다.
간의 다른 부위에서도 변성이 확인되었습니다.

 나이도 많고, 간 손상도 심하고, 간 손상의 과정도 좋지 않은 케이스입니다. 다행히도, 아직 혈압이나 체온 등 중요한 신체 징후는 양호합니다. 스스로 먹진 않지만, 입에 넣어줬을 때 잘 삼키기도 합니다. 사람도 곡기가 끊기면 사망한다는 것처럼 아이들도 먹는 게 제일 중요합니다. 스스로 먹는 것이 가장 좋고, 스스로 먹지 않더라도 먹여줬을 때 먹는 것도 아직은 희망적으로 볼 수 있습니다. 오늘부터 집중 치료를 들어갔습니다. 아이가 이 위기를 잘 이겨내고 퇴원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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