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발성 발작으로 3년가량 간질약을 먹은 아이가 있습니다. 며칠 전부터 식욕부진 및 기력 저하가 보여 병원에 왔습니다. 검사상 간부전이 확인되어 입원 치료 하기로 하였습니다.
*특발성 발작 : 원인 불명의 발작
환축 정보
나이 : 13살
성별 : 중성화한 남자아이
주병력 : 2021년 봄쯤 발작. MRI 검사까지 진행 후 특발성 발작으로 진단. 간질약을 먹어도 발작을 계속해서 약의 용량을 증량함. 올 초부터 지속적인 식욕부진/기력저하가 보임. 혈청 화학 검사상 간수치(ALT, ALP) 상승이 보임. 3일 전부터 아예 밥을 먹지 않음. 오늘 검사상 간수치가 측정불가까지 증가하여서 입원 치료 진행.
* ALT : 간세포 내 있는 단백질 효소. 간세포가 손상 시 혈중으로 분비되어 수치가 상승함.
* AST : AST와 마찬가지로 간세포 내 존재하는 효소, ALT보다 다른 장기에도 분포해 있음. 특히 근육에도 많은 양이 있어서, 과도한 운동 후 상승할 수 있음.
*ALP : 간과 담도계에 존재하는 효소, 간보다도 담도계 손상 시 수치가 증가함. 뼈에도 존재하고 있어서 골성장하는 어린아이들에 서는 높게 측정됨. 그 외로 신장/소장에도 존재함.
*GGT : ALP와 마찬 가지로 간과 담도계에 존재하는 효소, 담도계 손상 시 수치가 먼저 상승함.
이 아이의 경우 만성 발작으로 인해 간질약을 장기간 처방받았고, 발작이 잘 잡히지 않아 고용량으로 간질약을 투약했습니다. 그로 인해 간이 손상되었습니다. 간의 경우 침묵의 장기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초기 손상 시에는 증상이 나타나지 않습니다.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최소 50% 이상 손상이 있을 때 나타납니다.
이 아이도 이미 많은 간손상이 진행되었습니다. 초음파 영상에서도 일부 종양성 변화도 보이고, 전반적으로 간의 실질에 이상 소견들이 확인되었습니다. 담낭에서도 이미 염증을 넘어서 담낭점액종이라는 질병까지 진행된 것으로 생각됩니다.
*담낭점액종 : 담낭 내 담즙이 고체화되어 점액으로 바뀌는 질병. 상황에 따라 자칫하면 담낭 혹은 담관 파열이 될 수 있어서 응급 수술을 하는 경우도 있음.
나이도 많고, 간 손상도 심하고, 간 손상의 과정도 좋지 않은 케이스입니다. 다행히도, 아직 혈압이나 체온 등 중요한 신체 징후는 양호합니다. 스스로 먹진 않지만, 입에 넣어줬을 때 잘 삼키기도 합니다. 사람도 곡기가 끊기면 사망한다는 것처럼 아이들도 먹는 게 제일 중요합니다. 스스로 먹는 것이 가장 좋고, 스스로 먹지 않더라도 먹여줬을 때 먹는 것도 아직은 희망적으로 볼 수 있습니다. 오늘부터 집중 치료를 들어갔습니다. 아이가 이 위기를 잘 이겨내고 퇴원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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